Sunday, November 21, 2004
HAPPY ANNIVERSARY 

길었다고 그러면 길고, 짧았다고 그러면 짧았던 일년이네.

벌써 일년인건지, 이제서야 일년인건지.

.. 같은말인가. ㅎㅎ

뭐, 난 요즘일기 쓸 거리가 이런거 밖에 없네.

오늘은 싸워서 기분이 안좋았다느니, 오늘은 같이 놀아서 기분이 좋았다느니.

참 할일 없는 인간인것 같은 느낌이 드는 때도 있긴 하지만

대부분은 그런 자각조차 전혀 못할 정도로

같이 있는 생각만 하고 사니까 ... 그러니까 내가 바보야?

어쨌든 나는 사람이 그럴수 있게 만들어 졌다는 점이 정말 신기해.

나같이 내 생각만하고, 시간 낭비하는거 아까워 하고,

뭐든 정당한 이유가 없으면 모른척 하는 합리적 인간이에게도

이런 일이 일어나다니.

참 신기해.

그렇게 일년을 지냈네.

얼마전에 민정이 언니가 그러던데,

"너 예전에 '지현이가 빨리 연습을 시작해야 내가 공부를 좀 할텐데.' 라고 말했어."

라고 옛날 일을;; 얘기 하시더라.

그런 때도 있었나... 하하

요즘 생각 하면 정말 그런 때도 있었나... 하고.

지금 생각하면 말도 안되는 일이지. 말이돼? .. 말은 안되고 소는 돼?

...

각설하고.

여튼 우리는 어제 일년이었어. 킁.

이런거 챙기는거 우습다고 생각했던 내 사상이 바뀐 날로부터 1년,

공부를 벗삼아 홀로 살아가겠다고 다짐했던 내 결심이 바뀐날로 부터 1년, (요건 좀 구라야.)

자기가 인생 내리막의 지름길로 들어선지 1년. (... -_- 동감하지마, 농담이야.)

그래서 우리는 그걸 기념하려고 하루종일 삼국무쌍을 했어.

여포가 너무 쎄서 그놈을 제거 하려고 같은 판을 정말 수십번...

이라고 할 만큼 많이 했지.

여포의 더듬이는 정말 무서웠어.

그리고 그를 격파하는 것은 계란으로 돌을 치는 일이라는 것을

저녁 7시 30분이 넘어서야 깨달았지.

예전부터 말했었잖아. 그날은 퐁뒤를 먹으면서 04여름방학을 추억하자고.

그래서 퐁뒤를 먹으러 갔어.

촛불 1978이라는 old restaurant.. 이라고써 있는 데였어.

남산타워 발치에 있었지. 차없으면 올라가기 힘든 오르막길에 있었고

지하철 역에서도 걸으면 오르막만 15분 정도 걸어야 되는 곳에 있었어.

... 하지만 택시를 탔으니까 저런것이 별로 문제 되지 않았지. -_-

(요점이 뭐야.)

퐁뒤 부르기뇽을 시켰어. 부르기뇽. 어떻게 쓰는지 모르겠어.

Burghignon.

비슷해?

(요점이 뭐야.)

기다려봐. 나와.

그래서 우리는 퐁뒤를 먹으면서 와인을 한잔씩 하고

1년동안의 추억을 되새기며 즐겁게 저녁식사를 했다는거야.






그리고 요점은

배가 터질뻔 했다는 거야.

배가 불렀어.

많이 꾸역꾸역 먹은 점심에, 적어 보였는데 먹고보면 배터지는 퐁뒤에,

그리고 넘치는 행복에.

그리고 부를 배를 통통 두드리며 생각했지.

이런데도 가끔씩 투정 부릴 수 있는 걸 보면

난 정말 배가 부른 인간이구나.

얼마나 다행이야.

배부른 돼지랑 배고픈 소크라테스중에 선택하지 않아도 되고.

배부른 인간이잖아.

...

그만 쓰라고.

알았어. 알았어. 내가 생각해도 계속 맛이 간 소리만 하는 것 같아.

퐁뒤는 맛있었는데 나는 맛이 갔어.

와인 때문인가봐.

"무슨 와인이야?"

"...레드와인."

"..."

"... 내가 신상철이냐. 그런걸 알게."

그런거 몰라도 돼.

어쨋든 하나 막 남은 창가 자리에서 지글지글하는 올리브 기름에

쇠고기 안심을 안심을 튀기고, 버섯을 튀기고, 새우를 튀기고,

기타 등등을 튀겼어도

그것들은 우리 보다 안 뜨거웠어.

캬캬. 이렇게 민망한 소리도 잘 하는구나.

어쨌거나 행복한 하루였어.

이런날이 앞으로 99번만 더 왔음 좋겠어.

라고 말하는건 부담을 줄것 같으니까, 그런말은 안할게. (이미 한거 아냐?)

퐁뒤는 정말 좋은 음식이야.

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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