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6월 17일 목요일 오전 9시경
이제 밥도 먹었고, 여행도 계속 해야하니까 호텔에서 나와야 하는데, 나오기가 싫은 기분... 아깝잖아. 어제 늦게 들어가서 아침에 일찍 나오려니까. 그래서 뎅굴뎅굴 하다가 겨우 정신 차려고 짐싸서 밖으로 나왔다.
자, 독일 국경, 알프스 산자락까지 왔으니까 여기까지 온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러 고고고. 근데 목적이 뭐였드라... -_- 디즈니성. 맞다 디즈니성! 아. 하루종일 버스타고 여기까지 내려와서 어제 그 개고생을 하고 겨우 보겠다는게 그거였어!? 힘이 쫙...
뭐 괜히 유명하겠냐. 라고 스스로를 위로하고, 밖으로 나왔는데 요기 유럽날씨는 정말 사랑스럽고나. ㅠ_ㅠ 아. 이런데서 평생 살고 싶어라. 아니지. Fussen의 으스스한 밤거리는 다시보고싶지도 않아. 그러니까, 그냥 유럽 다른 지역에서, 좀더 밤에도 활기차고(건전한 방향으로), 낮의 날씨도 무척이나 사랑스러운 그런곳에서 평생 살고 싶어라♡
아참, 그래. 성이 있는 슈방가우로 출발하기전에 대형 마트에서 먹을걸 사 가야겠다. 근데 어제 NOMAD에서 너무 많을걸 사 버려서 아직 먹을게 남았다. yay!! 여기 있던 마트가 MIGROS였나? 이름이 생각나지 않아. 방금 가이드북을 다시 찾아봤다. 여기 있던 마트의 이름은 PLUS. 어제 밤 부터 그렇게 들어가고 싶었던 곳이었는데 분위기 험악해지는 바람에 포기해야했던 그곳. - 어쩐지 NOMAD에서 횡재한것 같은 기분을 느낀 이후로 우리는 대형 마트를 너무 좋아하게 되었다.
들어가서는 마실 것 하나와 요플레 여러개를 사서 나왔다. 근데 대형마트 들어갈때 마다 DANONE가 보이는 거라. 이거, 먹고 싶었다. 옛날부터 쭉. 원숭이씨, 이거 읽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이제와서지만 고백할게 하나 있어. *^^* 화내지 말아요. ... 사실 예전에 인자기가 DANONE CM에 나왔었... 퍽. .. 그래 맘껏 때려. ㅠ_ㅠ
ㅎㅎㅎ 그래도 이때의 DANONE는 너무 비싸서 살 엄두를 못냈지. 단지 0.3유로도 안하는 요플레들을 잔뜩 사가지고 나왔을 뿐이야.
어제 로맨틱 가도의 종착역이, 슈방가우로 가는 버스들이 마구마구서는 정류장이랑 붙어있었다. 거기서 버스를 탔다. 버스 정말 길고나. 서양인들이 빽빽히. 여행 도중 서양인들이 이렇게 많이 탄 버스는 손에 꼽을 정도..가 될줄 그땐 몰랐지.
안내 방송에서 슈방가우, 캐슬 캐슬 이러길래 내렸다. 뭐야, 산 중턱에 있네? 저기까지 어떻게 올라가니. 라고 생각했는데, 게다가 성이 두개란다. 각각 다른 산의 등성이에 있고. 투어 프로그램에 있어서, 그걸 통해서만 들어갈 수 있도록 되어 있었다. 1인당 15유로. 에다 산으로 올라가는 버스를 안탈수 없게 되어있는 이 절묘한 시스템!
중얼중얼 하면서 HOHENSCHWANGAU성을 먼저 찾아갔다. 근데 가는길이 절경이다. 이런 호수, 어디가면 다시 볼수 있으까. FUSSEN이, 아님 SCHWANGAU가, 몇개의 호수로 둘러 쌓인 마을이라고 했었는데, 그 호수들 중에 뒷편에 있는 하나인가 보다. 호수 뒤로는 알프스의 봉우리가 만년설을 두르고 있다. 절경, 절경!! 캬. 이런걸 보고 절경이라고 하는 구나. 라고 생각했다. 당연히 그 앞에서 열심히 사진을 찍었고.
그러고 산을 오르는데, 마차가 막 지나 다니고, 말 똥이 발에 밟히고, 말이 침흘렸다. 날씨는 꽤 더웠고, 그나마 햇빛 나무숲이 울창해서 직사광선으로 쬐지 않을 수 있는건 다행이었고, 경사도 그렇게 급하지 않고 산책로로 딱 좋았다. 그래도 32L 짜리 배낭 매고 걸어봐. 힘들지. 힘들거야.
뭐, 올라가는데는 15분 정도 밖에 안걸렸다. 산책로. 라니깐.
아니, 뭔 성이 이렇게 구리구리한 색에 별로 화려하다 할 만한 장시같은것도 없어? 라고 생각될 정도로, HOHENSCHWANGAU는 외관부터 그렇게 화려하고, 멋진 맛은 없었다. 그런데, once you are in the castle... wow! 바이에른, 아니지, 그때로 치면 바바리아 지방의 정말 말그대로 gorgeous 한 scenary가 한눈에 들어온다. 이 성에 나 있는 모든 창문이란 창문으로 보이는 풍경은 다 그림같다. 창문이 frame이고 frame속에 담긴 풍경. 그런거.
일단 들어가니 당구대가 있다. ㅎ. 나도 나중에 집에 당구대 갖다 놓고 싶어라. .. 당구대 말구, 포켓볼 table. .. 집큰거 살건가 보지? ㅎㅎ 그리고 구렛나룻을 좀 스타일리쉬하게 기른 독일인 가이드가 있다. 유럽식 영어발음으로 여러가지를 설명 해 주는데, 꽤 할만 했다. 추천!
내부 벽화니 천장화니 하는게 온통 백조 그림이었다. SCHWANGAU라고 하는 지명 때문이라나 어쨌다나. 잘 기억 안나.
특별히 기억나는건 몇백년 된 빵 이었는데, '왜 여태까지 안썩었소?' 하고 물어봤더니 '코즈 잇츠 로얄 브레드' 라나 어쨌다나. -_- 사기꾼 새끼. 알고보면 어제 갖다 놓은거 아냐?
그리고 성내부를 둘러보고, 전망대에서 경치를 감상하고, 같이 사진을 찍고, 화장실을 갔다 왔다.
자자, 내려가자. 한 40분 후면 또 NUESCHWANSTEIN성 가이드가 시작된다. 그거 놓치면 표 다시 끊어야 된다고.
내려 가는 길에 다시 맞딱뜨린 그 호수는 다시봐도 너무 아름다워서...그랬는지 어쨌는지 사진을 또 찍었다. 사진을 찍다가, 한국 아주머니들을 만났다. 어디서 왔노? 하시는걸 보니 부산 분들인가 보다. 패키지 관광으로 오신것 같았다. '저짓도 젊어야 하지' 라고 하셨다. ...; 사실 난 내가 젊다는 생각 별로 안해봤는데. 정말 그 나이 되면, 여유가 생겨도 이렇게 배낭여행으로 유럽을 방문하는 건 힘들일이 되어 버릴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