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turday, November 27, 2004
ANENCEPHALY 

...

방금 spina bifida보다 더 충격적인 것을 봤다.

anencephaly.

예전 dc 인들이 아무렇지도 않게 쓰는 무뇌아라는 표현이,

이렇게 무자비한 표현으로 느껴 질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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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INA BIFIDA 

별의 별 disorder가 다 있다.

동물 발생학 12과를 쓸려고 천천히 읽어 보던 도중

Spina bifida라는 병명이 나와서 찾아 봤더니

아무렇지도 않게 활자들이 나에게 말해줬던

객관적인 지식 보다는 좀 충격적인 사진들이 나왔다.



이거가 신상아의 등부분인데,

왜 저렇게 됐냐면, 척추의 arch가 닫히는데 실패해서.

그러니까 척추가 뼌데, 그게 발생 과정에 척수랑 그런걸 감싸고 닫혀야 하는데,

닫히다 말았다는 거다. 아예 안닫히거나.

...

저거의 경미한 증상은 전체 인간의 10%가 가지고 있다는데, 척추뼈 중에 한개나 두개가

쪼금 안닫히는 그런경우가 있다.

그럴때는 통증도 전혀 없고, 장애도 없단다.

단지 안닫힌 부분 윗쪽으로 털이 약간 나있을 뿐. -_-;

척추위의 등판에 털이 나 있는지 조사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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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ME STUFF 

1. 첫눈.



2004년 11월 26일, 첫눈이 내리다.

well, 그게 몇시 쯤이였냐 하면, 아마도 11시 30분 쯤.

꺄악! 눈이다!!! 하고 몇몇 여자들이 환호했다.

오. 눈이네. 하고 몇몇 남자들이 웅성 거렸다.

그리고 나는 생각 없이 내리는 눈을 바라다 보고 있었다.

...

눈이 오면 뭐하나.


2. 발표

사람들 앞에서 말하는게, 떨리기 시작했던건 언제 쯤 부터였을까.

생각해 보면, 중학생 시절에는 전교생 앞에서도 전혀 떨지 않고 말 했었는데 말이다.

자신감이 없어지면, 발표가 힘들어 진단다.

일리가 있다.

지금의 나처럼 자신감 없는 사람도 또 없을거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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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dnesday, November 24, 2004
WEIRD WORLD 

흙을 먹는 할머니가 있었다. 한방에서도 흙을 약재로 쓴다.

내 몸은 흙으로 빚었다. 하지만 누구도 생명을 불어넣어 주지 못했다.

왜냐면 난 꽉 막혀서 생명을 불어넣을 만한 융통성 있는 구멍이 없거등.

그래도 흙을 먹는 할머니 보다는 안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알고보니 더 이상했다.

나는 졸리면서도 안자려고 한다. 나는 안자려고 하면서도 존다. 졸라 존다.

그리고 다시 정신을 차려보면 여기가 어디야.

자자. 조금 자서 할일이 밀렸네.

근데 티비도 조금 봐야겠고, 방도 드러워, 치워야겠고, 배도 고파, 먹어야 겠다.

잘먹고 배부르니 또 졸리네.

할일이 밀렸네.... 내일 하지뭐.

...

이런 식으로 살다니.

인간이 망가졌다.

난 꽉 막혀서, 한쪽만 쳐다보면 다른건 할 수 없었다.

그러다 맛이 가버렸다.

왜, 공부만 너무 하다 미친 사람들 얘기도 가끔 나오지.

그래도 다행이다. 공부하다 미친건 아니라서. 왠지 다행이다.

나는 어제 부터 미쳤다.

사람이 맛이 갔는데 학교를 가야 하나 하고 생각했다.

아니, 학교 같은데 가서 다른 사람들이랑 부데낄 자격이나 있나 생각했다.

어쨌든 나는 너무 유약해 졌다.

몸의 immune system -이 단어가 한국어로 무엇인지 생각이 안난다. 드디어

amnesia가 오려나 보다.- 이 무너짐과 함께 그나마 지켜오던 멘탈도 무너져 내렸다.

지금도 반쯤 감긴 눈이 모니터를 내려다 보고,

의식없는 손가락들이 마음대로 자판을 두드리며,

지들 마음데로, 뭐라고 끄적이고 있을테지.

뭐라고 쓰든 상관 없어. 어차피 의식 없는 손가락이 의식있는 내 머리 보다는

덜 맛이 갔을 테니까. 완전히 고장났어, 이 뇌는.

왜 하고 싶은데로 다 해놓고 이러는지, 나는 모른다.

생각하고 싶지 않은 일이다.

뱉아놓고 묻어 두자.

그리고 내일은 통계학 시험이다. 치사한 교수가, 안본다고 해 놓고 시험을 본다.

이게 무슨 시험이냐, 매일 보던 평가하고 같지 않느냐.

같은데 범위가 많고 점수가 두배면 시험이잖아.

결국 시험 안볼 생각 같은 건 없었던 거다.

우리는 뒤통수를 맞으며 살아간다.

하지만 결국 126명 모두가 그저 수긍하고 내일 그 시험을 치루기 위해 프린트 물을 파겠지.

그냥 봐줄만한 시험이니까.

유기 교수가 처음에 시험을 안본다는 말로 환심을 샀다가

막판에 9 챕터나 되는 분량을 평가라는 이름하에 시험 본다면 어땠을까.

...

어차피 공부는 시험기간에 하는 거니까 상관은 없었을거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9 챕터니까 또 모르지.

...

그리고 나는 정말 맛이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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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day, November 21, 2004
HAPPY ANNIVERSARY 

길었다고 그러면 길고, 짧았다고 그러면 짧았던 일년이네.

벌써 일년인건지, 이제서야 일년인건지.

.. 같은말인가. ㅎㅎ

뭐, 난 요즘일기 쓸 거리가 이런거 밖에 없네.

오늘은 싸워서 기분이 안좋았다느니, 오늘은 같이 놀아서 기분이 좋았다느니.

참 할일 없는 인간인것 같은 느낌이 드는 때도 있긴 하지만

대부분은 그런 자각조차 전혀 못할 정도로

같이 있는 생각만 하고 사니까 ... 그러니까 내가 바보야?

어쨌든 나는 사람이 그럴수 있게 만들어 졌다는 점이 정말 신기해.

나같이 내 생각만하고, 시간 낭비하는거 아까워 하고,

뭐든 정당한 이유가 없으면 모른척 하는 합리적 인간이에게도

이런 일이 일어나다니.

참 신기해.

그렇게 일년을 지냈네.

얼마전에 민정이 언니가 그러던데,

"너 예전에 '지현이가 빨리 연습을 시작해야 내가 공부를 좀 할텐데.' 라고 말했어."

라고 옛날 일을;; 얘기 하시더라.

그런 때도 있었나... 하하

요즘 생각 하면 정말 그런 때도 있었나... 하고.

지금 생각하면 말도 안되는 일이지. 말이돼? .. 말은 안되고 소는 돼?

...

각설하고.

여튼 우리는 어제 일년이었어. 킁.

이런거 챙기는거 우습다고 생각했던 내 사상이 바뀐 날로부터 1년,

공부를 벗삼아 홀로 살아가겠다고 다짐했던 내 결심이 바뀐날로 부터 1년, (요건 좀 구라야.)

자기가 인생 내리막의 지름길로 들어선지 1년. (... -_- 동감하지마, 농담이야.)

그래서 우리는 그걸 기념하려고 하루종일 삼국무쌍을 했어.

여포가 너무 쎄서 그놈을 제거 하려고 같은 판을 정말 수십번...

이라고 할 만큼 많이 했지.

여포의 더듬이는 정말 무서웠어.

그리고 그를 격파하는 것은 계란으로 돌을 치는 일이라는 것을

저녁 7시 30분이 넘어서야 깨달았지.

예전부터 말했었잖아. 그날은 퐁뒤를 먹으면서 04여름방학을 추억하자고.

그래서 퐁뒤를 먹으러 갔어.

촛불 1978이라는 old restaurant.. 이라고써 있는 데였어.

남산타워 발치에 있었지. 차없으면 올라가기 힘든 오르막길에 있었고

지하철 역에서도 걸으면 오르막만 15분 정도 걸어야 되는 곳에 있었어.

... 하지만 택시를 탔으니까 저런것이 별로 문제 되지 않았지. -_-

(요점이 뭐야.)

퐁뒤 부르기뇽을 시켰어. 부르기뇽. 어떻게 쓰는지 모르겠어.

Burghignon.

비슷해?

(요점이 뭐야.)

기다려봐. 나와.

그래서 우리는 퐁뒤를 먹으면서 와인을 한잔씩 하고

1년동안의 추억을 되새기며 즐겁게 저녁식사를 했다는거야.






그리고 요점은

배가 터질뻔 했다는 거야.

배가 불렀어.

많이 꾸역꾸역 먹은 점심에, 적어 보였는데 먹고보면 배터지는 퐁뒤에,

그리고 넘치는 행복에.

그리고 부를 배를 통통 두드리며 생각했지.

이런데도 가끔씩 투정 부릴 수 있는 걸 보면

난 정말 배가 부른 인간이구나.

얼마나 다행이야.

배부른 돼지랑 배고픈 소크라테스중에 선택하지 않아도 되고.

배부른 인간이잖아.

...

그만 쓰라고.

알았어. 알았어. 내가 생각해도 계속 맛이 간 소리만 하는 것 같아.

퐁뒤는 맛있었는데 나는 맛이 갔어.

와인 때문인가봐.

"무슨 와인이야?"

"...레드와인."

"..."

"... 내가 신상철이냐. 그런걸 알게."

그런거 몰라도 돼.

어쨋든 하나 막 남은 창가 자리에서 지글지글하는 올리브 기름에

쇠고기 안심을 안심을 튀기고, 버섯을 튀기고, 새우를 튀기고,

기타 등등을 튀겼어도

그것들은 우리 보다 안 뜨거웠어.

캬캬. 이렇게 민망한 소리도 잘 하는구나.

어쨌거나 행복한 하루였어.

이런날이 앞으로 99번만 더 왔음 좋겠어.

라고 말하는건 부담을 줄것 같으니까, 그런말은 안할게. (이미 한거 아냐?)

퐁뒤는 정말 좋은 음식이야.

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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