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증을 내고 말았다.
짜증을 내고는,
원하는 걸 해주지 않으면 토라져서 등돌리는 어린애 처럼...
그래, 그랬다.
그냥 짜증이 났다. 시험을 잘 본것 같다기에 한순간 기분이 좋았었다가도 금새 내가 못봤다는 사실에 짜증이 났다.
그리고 단지 학교 시험일 뿐인 이런 상황을 비정상적으로 민감해져서 누가 옆에 있으면 짜증을 내도록 만든 내가 살아온 방식에 대한 회의, 그렇지 않으면 뭘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지 명확한 답이 생각 나지 않는 것에 대한 패배감, 그래도 나름대로 열심히 살려고 하는 건데 라는 자신감 없는 자기방어. And so on. 또 가장 자기 중심적인 이기심으로는 왜 거기다 대고 그런 장난을 치는 거야! 하고.
그래도 기분이 그렇다고, 그걸 계속 내색하고 있으면 안된다. 알잖니.
이런 상태를 계속 보여 주기 싫어서, 들어가 쉬라고 했다. 솔직한 심정은 같이 좀더 있고 싶은 거였지만, 그건 안된다고 하는 상황이니까, 나름대로의 차선책으로 '들어가서 쉬어'.
그런마음으로 돌아왔다.
그러고 온 주제에 연락 없는게 좀 씁쓸하다. 왜 몰라 주는 걸까. 하고.
근데 사실 스스로도 모른다.
한낮의 햇빛이 창을뚫고 들어오는 버스안에서 무릎에는 유전학책, 손에는 테트리스가 켜진 핸드폰을 들고 생각했다. 보노의 목소리가 들렸다. You gotta stand up straight, carry your own weight, these tears are going nowhere, baby. 사실, 가끔씩 들린다.
... 하지만 아직도 듣고 있는 걸 보면, 스스로는 아직도 인정하기 싫은가 보지. That you have to carry your own weight. 아마도 아직껏 믿고 있는 세상에는 기댈수 있는 누군가 있나보다. 이제 그런 fantasy는 버리라고. 그렇게 자꾸 보노가 나를 꼬득였다.
혼자서 찾아가도 외롭다는 생각이 들지 않게 해 주는 이런 방파제가 있었으면 좋겠다.
우울할때 그 아래 혼자 누워 있어도 전혀 상관 없는 이런 해변의 야자수가 있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오늘 같이 눈부실 정도의 햇빛이 비치느날, 드러누워 일광욕 할 수 있는 강둑이 있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그외의 일들은 상관 하지 않고.
나쁜 기분들같은거, eradicate.
이런 기분, 타인에게 의지 할 수 없다고 하는데, 나는 아직 내색을 하게 되잖아. 아는데, 한편으로는 안그럴지도 몰라 라고 하는 hope. 자신이 편하기 위해서 아직도 버리지 않는 나쁜 hope. 일까.
나니시로, 그런 모순된 행동을 말소 시키기 위해서 저런것 - 숨쉬지 않는, 말하지 않는, 감정이 없는, 언제까지고 그렇게 있는.- 들이 필요하다.
면 역시 나라는 인간은 여전히 이기적인거지?
계속 이렇게 놀다간 내일도 패배감에 쩔어서 저런것들이 더욱 필요하게 될거야. 그렇게 되면 한강 고수부지에라도 누워서 일광욕...
관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