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事의 아이러니 no. 4756239
이것은 내가 살면서 보아온 모순된 소소한 사건들 중 4756239번째의 일이다.
지난주 일요일에 지하철을 탔다. 만원의 2호선이었는데, 그 와중에도 독서에 투신한 사람이 있었다. 또 책읽는 사람에 관심이 많은 본인인지라 (읽는 사람에만 관심이 많고 정작 독서에는 소원한 사람이기도 하다.) 그 책의 제목을 유심히 살폈다. 그 제목을 따내는것 조차 나에겐 나름대로 진을 빼는 작업이었다. 그게 원래 기립독서의 자세가, 책을 손바닥과 평행하게 놓고 손바닥은 지면과 30도 이내의 각도를 이루게 되어 있지 않은가. 내 2-3번 척추의 피벗 조인트를 이용해 목을 이리저리 돌려서야 겨우 시선을 책 표지에 꽂을 수 있었다. 그래서 결론이 뭐냐. 라고 하면 그 책의 제목은 '닭을 죽이지 마라' 쯤 되었단 거다.
이제 나는 책의 제목을 알아내겠다는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으니 2-3번 척추 피벗 조인트를 돌려 다시 만원 2호선의 현실세계로 귀환하는 중이었다. 귀환이 56.39482% 진행중에 현실세계의 상을 투영하고 있는 중도의 홀로그램에서, 우리를 속이는 그 환영들 속에서 - 라고 말하지만 쉽게 말해서 지하철 문 유리에 비친 상을 말하는 거다. -보다 선명한, 실제하는 진리를 보았다.
'닭익는 마을' 그리고 닭의 hind limb를 들고 만족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던 여자 탤런트 모씨의 얼굴.
-뭐 사실 난 닭을 죽이지 마라의 내용은 전-혀 모른다. 전.혀. 그래서 단지 지금 내가 말하고 있는것은 기호의 문자로서 그리고 그 표면적 의미로서만 모순되고 있는 두 가지를 말하는 것이다. '닭을 죽이지 마라'라는 책을 읽고 난 후에 이런글을 쓴 것에 대해 언짢게 생각될 지도 모르지만, 그리고 혹 그 책을 읽은 분이 '이런 무뇌아' ..이상의 심한말을 할 수도 있겠지만 그런 부분에 대해서 난 신경쓰지 않으련다. 어차피 나는 무뇌아고, 그 책은 아직 읽을 계획이 없기 때문에. - 이렇게 말하고 신경쓰고 상처받는 이 못난인생. 에이!! 비! 씨! 디! 이! 에프! ... '이런 무뇌아!'